한번쯤 자신이 왜 태어났을지 고민해 보았을 거야. 나의 경우는 인생의 실패를 겪고 나서 백수시절 한참동안 빠졌던 고민이었지. 하지만 고민을 할수록 우울증을 겪었어. 내가 정말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일거야. 내가 아는 철학과 학생들도 이 문제를 고민하며 우울증에 빠진걸 보았어. 쉽지 않은 문제야. 수많은 철학자들이 이 문제만 고민했는데도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자나?

나는 왜 태어났을까? 나는 이 답을 죽음에서 찾았어. 어릴적 동물의 왕국이란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어. 아프리카 사막의 건기(건조한 시기..식량도 물도 없는)에 태어난 아기 사자들은 그대로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정말 충격이었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죽는다는게. 그리고 부모 사자들은 슬프지만 받아들였어. 사람들만이 삼년상이니 추모를 해. 유치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걸 보고 죽음이 뭘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어.

그당시 나는 기독교를 믿고 있던 시기였지. 생각해봐. 생명에 어떤 의미가 있다면, 신이 있다면 고통스러운 시기가 있겠지만 살아날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줬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 신은 완벽한 존재자나. 난 새끼 사자들의 죽음을 보고 자연의 법칙을 알게 되었어. 그냥 그 시기에 태어난 새끼들은 잘잘못과 상관없이 죽게 된다는거지.

그냥 먹을게 없으면 죽어! 그게 다야!

조금더 넓게 보면 나쁜 짓을 하거나 사람을 죽여도 똑똑하거나 유능한 변호사를 만나면 구속되지 않는걸 흔히들 볼 수 있을거야. 역대 대통령중에도 수천억씩 뇌물을 꿀꺽 먹었다면, 수많은 종교인들은 자신들의 신도들에게는 이렇게 말할꺼야.

나쁜 짓하면 죽어서 불구덩이에 빠져 벌을 받게 될 겁니다.

은 종교의 신자들이 자기는 착하게 사는데 저렇게 나쁜 짓 하는 사람들은 벌 안받고 왜 발뻗고 편히 자는지…나도 그럼 나쁜 짓해서 편하게 부유하게 살거에요 라고 물어보면, 종교인들은 그럴싸한 정답을 말해야할 의무감이 있기 때문에 저런 말을 한다고봐.

그래 맞아! 나는 환생이나 지옥 천국을 믿지 않아.

죽으면 육신도 영혼도 그 순간 끝이 난다고 생각해.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태어나는것 또한 한쌍의 남녀가 사랑하여 뜨거운 밤을 보내며 5억 마리의 정자중 한 마리가 운좋게 난자를 만나 한 생명체가 탄생했다고 보는 입장이지. 정리하자면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은 사람이지 그 자체로는 한 남녀의 성교의 결과물이라는 거야.

너무 비관적이라고? 맞아 비관적인 입장이야. 하지만 삶과 죽음에 의미를 부여할수록 현실을 살아가며 더 큰 비참함을 느꼈어. 내가 태어난데에는 뭔가 큰 의미가 있는것 같은데 현실이 엉망진창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덕분에 나는 현재에 큰 의미를 찾게 되었어. 너무나 이 순간순간이 너무 아까워. 마치 군입대 전날 너무나 사랑하는 여인과 영영 헤어지는 듯이…

사람 목숨이란게 별거 없어. 비번히 일어나는 교통사고가 나를 덮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어. 그리고 툭하고 어디 잘못 부딪히면 죽는게 사람이야. 가습기 세제만 잘못써도 죽는걸 봤자나.뭔가 대단한 사연이 없어도 죽는게 사람이야.

언제든 죽을 수 있는 파리 목숨이 사람의 생명이야.

너는 남들과 다르게 평균수명 다 채우고 죽을 것이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하고 있을거야. 자다가 심장에 오류가 있어서 몇분만 멈춰도 죽는게 사람이야. 사람은 그냥 고깃덩어리일 뿐이야.

시간은 매우 짧을 수도 있어. 의미없는 것들을 마련하기 위해 일만하며 돈버느라 내 시간을 헛되이 써버리고, 의미없는 논쟁에 감정을 소비하지 말지 않길 바래.

죽음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무의미해진다.